같이 들으면 좋을 노래
혼자서 평창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나이 서른에 처음으로 맘먹고 혼자 여행을 다녀왔다. 가방을 챙기고 숙소와 차를 예약하고 준비가 끝났다. 떠날까 고민하는 시간만 오래 걸렸지 준비하는 시간은 30분이면 되더라. 모든 것을 다 혼자서 결정하니 정말 일사천리구나.
어디로 떠날까보단 어떤 장소에 머물고 싶은지가 중요했다. 생각없이 조용한 곳에서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다보다는 산이 좋았다. 예전에 가려던 ‘평창 밀브릿지’ 라는 곳이 생각났다. 오대산 근처 전나무 숲 속에 있는 조용한 숙소다. 예약하려 했는데 적어도 한 달 전에는 예약해야 하는구나. 에어비앤비에서 평창을 검색하고, 비슷하진 않지만 휴식에 적합한 장소를 찾았다. 주소를 검색하니 운전만 3시간.. 그래도 도착하면 온전히 쉴 수 있겠지.
도착한 숙소는 생각대로 좋았다.
작은 그릴이 놓여있다. 물어보니 사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장도 볼 겸 읍내로 내려가기로 한다.
내려가는 길에 아무도 없다.. 사진을 찍고 싶은데 부탁할 사람조차 없다.. 혼자 핸드폰을 기대어 놓고 사진을 찍는다.
시장도 있고 하나로마트도 있다. 시장에서 본 강원도의 마지막 대장장이 아이언맨..
자전거를 가져와서 동네를 구석구석 돌아다녔다. 중간에 평창초등학교에 들러서 아이들이랑 공도 차고 더워져서 카페에서 토마토주스를 마셨다. 누가 봐도 지역주민인 줄 알았을 거다.
그릴에 숯이 달아오를 동안 식사 준비를 한다. 아이스크림을 입에 문 채 컵라면에 쓰일 물을 올린다. 준비가 다 됐다. 삼겹살과 등갈비를 올렸다. 그럴듯하다. 주인아주머니가 챙겨준 옥수수도 살살 돌리며 굽는다. 비가 살살 내리는 게 멍때리기도 좋구나.
다들 일찍 자나 보다 조용하다. 나도 얼른 정리하고 자야지. 자기 전에 얼마 남지 않은 아버지의 환갑을 기념한 편지를 썼다.
월정사에 가기로 한다. 가는 길에 점심으로 산채 정식을 먹으려 했는데 2인부터 가능하단다.. 아쉽지만 산채 비빔밥으로.
무슨 밭일까. 초록색이 가득하다.
월정사 입구에 주차하고, 전나무 숲길을 걸어 올라가다 보면 월정사가 나온다. 맨발로 걷는 사람들이 많다. 차에 슬리퍼를 두고 온 게 너무 아쉬웠다. 월정사에서는 사진을 못찍었네..
월장대의 초입에 금강루가 보인다. 2층에는 윤장대가 있다. 윤장대를 돌리면서 삶을 돌아보고 소원을 빌면 하루속히 성취된다고 적혀있다. 아직 남은 올해, 나를 위한 소원을 빌고 주변의 건강을 빌었다.
귀여운 아이의 소원이 적혀있다. 부디 이뤄졌길
혼자서 여행은 자유롭구나. 걱정한 것만큼 외롭거나 부담스럽지도 않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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