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철교를 향해 뛰고 있다. 오늘은 정해진 거리를 뛰기로 한다. 10킬로를 뛴다. 5킬로 - 반환점 - 5킬로를 생각하고 뛴다.
반환점으로 향하는 내내 어둡고 좁은 숲길을 달렸다. 반환점에 다 다를 즈음 주변 시야가 탁 트이면서 한강철교가 한눈에 펼쳐진다. 저 멀리 무수히 많은 불빛, 전철이 지나가고, 사람들이 뛰고, 사진을 찍고 있다. 너무 아름답다.
조금 더 가보기로 한다. 저 가까이에, 아니 저 너머엔 더 아름다운 무언가 있을 거라고 믿고. 가까워지고 난 그 아름다웠던 장소에 도착했다. 멀리서 바라볼 때 예뻤던 그 장소는 가로등이 있는 산책로에 지나지 않았고, 나는 실망하며 다시 온 길을 돌아간다.
돌아가는 길, 내가 걸어왔던 그 길이 이렇게 예뻤나 싶다. 아까 봤던 어둡고 좁은 숲길은 조용하고 운치 있는 산책로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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