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살, 친구들과 경포대에 갔었다
21살, 친구들과 경포대에 갔었다.
처음 바다에 가본 나는 신이 나서 친구들과 파도를 침대삼아 몸을 날리고, 공을 멀리 던지고 가지고 나오기를 반복하기도 했다.
유독 파도가 거친 날이었다.
내 키보다 높은 큰 파도가 덮쳤고, 바다쪽으로 빠르게 빨려들어갔다. 아직도 생생히 기억난다.
모래 섞인 바다 속 저멀리 여러 개의 다리와 튜브.
딸꾹질하듯 허우적대는 순간들.
나를 살리려 손을 뻗은 친구의 손을 잡고 바닥에 쳐박았고, 친구는 빠져나와 “살려주세요”를 연신 외쳤다. 얼마지나지 않아 빨간색 기다란 튜브가 내 눈앞에 던져졌고 나는 숨이 다하기 전 빠져나올 수 있었다.
물이 무서워졌다
물이 무서워졌다. 시야를 덮는 투명한 하늘빛 물과 함께 귀가 먹먹해지는 그 느낌을 말이다.
나름 노력도 했다. 그 뒤로 수영센터에 2개월 정도 다니기도 했고 군대도 해병대로 갔다. 물을 이겨내고 싶었기 때문에. 운이 없게도 해병대는 수영을 잘 해야 갈 수 있는 것도, 가서 수영을 반드시 배우는 것도 아니었다.
그렇게 나는 아직도 맥주병이다.
이후로는 수영을 배우고 싶어도 쉽지가 않았다.
하고 싶은 마음이 들때면 이미 온라인 수강 신청이 지나있었고, 그마저도 3달 단위로 받는 곳이 많았다. 그런데 이번엔 딱 3일이 남은 시점에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온라인 신청까지 단번에 성공했다!!
이번엔 꼭 포기하지 않고 수영을 정복해서 나오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다녀야지 생각했다.
수영아 친해지자 이번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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